경력단절 전업주부 재택부업 현실 후기 : 3년간의 수익화 방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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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시작했습니다.
결혼 당시 내가 다니던 회사와 남편 근무지는 편도 65km 떨어진 거리에 있었고, 우리의 신혼집은 거의 중간 지점에 있었다. 각자 편도 1시간~1시간 40분 거리를 출퇴근하던 나날. 나는 임신을 했고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임신이 퇴사의 직접적인 계기는 아니었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였기에 육아휴직자가 있었던 이력도 없었고, 거리 상 출산 후에 지속해서 다닐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휴직’이라는 선택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전업주부의 굴레에 빠지고 말았다.
재취업의 현실적 어려움
출산 전 다니고 있던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한 게 아닌 이상 사실상 대부분의 출산 경험자는 경력단절의 루트를 향한다. 현실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중소~대기업이 아닌 이상 여전히 육아휴직이 보장되지 않는 회사가 많다는 것이다. 결혼이나 출산을 계기로 한 번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끊으면, 자기 분야에 있어서 월등한 능력을 가지지 않은 한 업계로 돌아가 경력을 보전받고 이전과 같은 급여수준을 기대하기란 매우 어려운 것 같았다. 이전과 같은 급여수준까지는 차마 바라지 못하더라도 재취업 자체가 쉽지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적인 회사들은 9to6 근무시간을 가지는데, 아기를 풀타임으로 보육 기관에 맡겨야 간신히 출퇴근이 가능해지는 스케쥴이다.
또한 아이가 어릴 때는(체감상 만 4~5세 무렵까지) 기관 생활을 하더라도 병치레가 매우 잦기 때문에, 언제든 아이가 아파서 집으로 데려와야 하는 위험요소가 있다. 결국 근처에서 육아를 보조해줄 수 있는 서포트 인력이 없는 이상, 정기적인 스케쥴로 근무해야 하는 직장은 사측의 배려 없이는 매우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나는 돈을 벌고 싶었다.
내 주변의 전업들은 대부분 무언가 일을 하고 싶어 했다. 나 또한 그랬다. 양육에 전념하며 아이에 관한 모든 것으로만 둘러쌓인 세상에서, 잊어버린 ‘나’라는 사람의 존재감을 조금 찾고 싶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재택부업 경험담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주변에 단 하루라도 육아를 도와줄 사람이 전혀 없었고, 시터를 고용한다면 그 비용이 나의 기대급여보다 높을 수도 있었다. 아이를 오랜 시간 보육 기관에 돌봄 부탁드리는 것도 도저히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집에서 할 수 있는 재택부업과 온라인 수익화 방법들에 몰두하게 되었다.
3년간의 재택부업 경험담
1. 번역 웹툰 식자 포토샵 작업
온라인에서 일본 웹툰 번역본의 한글 식자 작업을 찾았다. 의뢰자와 온라인으로만 소통하며 재택부업으로 가능하고, 한 페이지당 500원에서 1200원을 준다고 했다. 고용 전 간단한 포토샵 능력 테스트가 있었고, 바로 합격해서 일을 했다.
일 자체는 간단해 보였다. 번역된 대사를 말풍선에 넣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폰트스타일을 조정하고, 일본어로 된 효과음 등을 한국어로 수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한 페이지를 완성하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특히 효과음 수정은 거의 그림을 새로 그려가며-_- 해야 했는데 나름 손이 빠른 편이라 생각했는데도 가끔은 한 페이지에 30분에서 1시간이 걸렸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쳤다.
2. AI 데이터 패널
AI 학습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업체에서 일했다. 이 또한 관계자와의 대면 면접 과정 없이 100% 재택부업으로만 이루어 졌다. 주어진 질문에 답변을 작성하거나, 목소리 녹음, 이미지 분류, 웹 검색결과를 수집하는 일 등을 했다. 이 일은 노동 대비 수익이 나쁘지 않았다. 건당 8~10만원씩 받았다. 문제는 일이 너무 부정기적이라는 것. 작업마다 패널 조건이 있어서(성별, 나이, 거주지역, 사용 언어 등) 아주 간헐적으로 일에 참여할 수 있었고 꾸준한 수입원이 될 수는 없었다.
3. 바이럴마케팅 업체의 일개미(?)
바이럴마케팅 업체에서는 가짜 계정을 이용해서 바이럴을 하기도 하지만,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의 계정을 이용해서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 이 작업에 동원되었다. 카페에서 댓글을 달거나,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고 후기를 다는 일 등을 했다. 판매후기 마케팅이 진짜 가관이었는데, 참여자 본인의 돈으로 물건을 사면 물건 비용을 송금해주는 방식이었다. 이유는 실제 이용자 아이디로 구매 이력을 남겨서 판매지수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허위 거래 및 후기를 만드는 부도덕한 일을 했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든다. 심지어 이 방식(본인 돈으로 결제하고 후 입금해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사기가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재택부업이다.
4. 디지털 수익화 도전
다들 한 번쯤은 해보는 네이버 블로그도 도전했다. 블로그를 키워서 최적화를 시키고 체험단 및 각종 협찬을 받는 수익화 블로그. 네이버 애드포스트는 수익이 쥐꼬리만했고, 체험단은 종종 당첨되기도 했지만 창의성을 영끌해서 좋은 후기를 꾸역꾸역 쓰는데에서 현타가 왔다😔 “집구석에 가만히 앉아서 블로그로 월 100만 원 벌었어요!” 같은 성공담들이 인터넷에 넘쳐나지만, 실제로는 그런 수익을 내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걸 깨달았다.
이것저것 해보고 깨달았다.
집에서만 앉아서 할 수 있는 고수익 일은 정말 드물다는 게 현실이다.
인터넷에는 “재택근무로 월 300만 원!”, “부업으로 경제적 자유!” 같은 광고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은 결국 강의나 노하우를 팔아서 돈을 버는 구조다. 세상에 영원한 화수분은 없다. 정말 좋은 수익화 방법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그걸 알 수록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왜 자신의 영업비밀을 꽁꽁숨겨 독점하지 않고 남에게 팔까? 남편이 주식 관련 유튜브를 자주 보는데, 자기 “진짜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진짜 그 주식이 오를 게 확실한 거였으면 아무한테도 안 알려주고 혼자 영끌로 샀겠지.”
그래서 이번엔 새로운 시도를 한다.
‘방구석에서 돈 버는 디지털 노마드’ 를 꿈꾸며 온라인 수익화 강의에 천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 이도저도 이루지 못한채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나에게 ‘이것만 들으면 온라인에서 부자되는 알짜 강의’를 팔았던 업체는 몇 년동안 더 많은 ‘진짜 알짜 강의’를 내놓았다. ‘최종의 최종 강의’가 끝없이 쏟아졌다… 이제 나는 누구나 성공한다는 수익화 정보는 궁금하지가 않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한 수익화가 유행이다. AI가 양산한 콘텐츠들로 인해 검색엔진들은 오염됐다. 누군가는 돈이 된다며 지금 당장 이 시장에 뛰어들어 빠르게 한탕 해먹으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피로를 느낀다. 유튜브는 최근 AI로만 생성된 콘텐츠의 수익창출을 제한하겠다고 말했다.(관련기사)
결국 장기적으로는 진정성있는 콘텐츠의 꾸준한 생산이 진정한 수익화의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뜹니다’ , ‘이렇게 하면 벌립니다’ 에 집중하지 않고, 당장 돈이 벌리지 않더라도 나만의 이야기들을 만들고 전해가는 과정. 이 블로그에서 하나씩 세상에 풀어내고 싶다.